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친구를 물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는 순간 가슴이 쿵쾅거리고 미안함과 당황스러움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물기 행동은 대부분 상대를 해치려는 목적보다는, 아직 미숙한 감정 표현과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깨물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모가 보여야 할 올바른 반응부터 집에서의 훈육법, 그리고 교사와의 협력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어린이집에서 깨물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부모의 첫 반응
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감정 조절’입니다.
- 방어적인 태도 내려놓기: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는데요", "아이가 깨물었을 때에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라고 바로 판단하기보다 교사의 설명을 먼저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미안함과 감사함 전하기: 원에서 상황을 수습하고 놀라고 고생했을 교사에게 먼저 감사를 표하고, 피해 아동과 부모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해 주세요.
- 당황한 상태에서 아이를 심하게 혼내지 않기: 어린 아이는 시간이 지난 사건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추궁하기보다는 어린이집에서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짧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아이가 친구를 깨무는 이유
훈육에 앞서 아이가 왜 물었는지 다양한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친구를 깨무는 데는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발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언어 표현의 미숙함: 자신의 욕구나 거절의 의사를 말로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울 때 신체적인 행동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감정 조절 능력 발달 중: 화나 억울함뿐만 아니라 반가움이나 과도한 흥분처럼 강한 감정을 충분히 조절하지 못하면서 물기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입을 통한 탐색 및 감각적 욕구 : 어린아이에게는 입을 통해 주변을 탐색하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연령이나 발달 단계에 따라 이앓이 등으로 잇몸이 불편하거나 입으로 무언가를 탐색하려는 욕구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 신체적 피로 및 환경적 스트레스: 잠이 부족하거나 배가 고픈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또한 어린이집의 소음이나 여러 자극,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 가정에서의 변화 등도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자기중심적 사고와 공감 능력 미숙: 타인의 통증이나 감정에 대한 공감 형성이 아직 완전하지 않아, 내가 문 행동이 상대에게 얼마나 아픈지 깊이 인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Tip: 깨물기는 단순히 ‘감정 조절 문제’ 하나로만 판단하기보다 아이의 언어 표현, 기질, 신체 상태, 또래 관계, 생활환경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3. 깨문 아이를 집에서 어떻게 훈육해야 할까?
집으로 돌아온 아이를 지도할 때 핵심은 ‘단호함’과 ‘대안 제시’입니다.
-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전달받았다면 짧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기:
“사람을 깨무는 건 절대 안 돼. 깨물면 친구가 많이 아파.”아이의 눈을 맞추고 차분하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해 주세요. - 감정은 읽어주되 행동의 한계 정하기: “장난감을 갖고 싶었구나(감정 인정). 하지만 깨물 수는 없어(행동 제한).”
- 대신할 행동(대안) 알려주기: “화가 나거나 갖고 싶을 때는 깨물지 않고 ‘나도 줘’, ‘싫어’라고 말하는 거야.”
감정 인정 → 행동의 한계 → 대안 행동의 순서로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왜 친구를 물었어?”보다 효과적인 질문
아이에게 “왜 깨물었어?”라고 바로 질문하면 자신의 행동과 당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 당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를 추궁하기보다는 당시 상황을 떠올릴 수 있도록 질문해 주세요.
- ❌ 피해야 할 질문: “왜 그랬어?”, “너 나쁜 아이야?”, “친구 아픈 거 안 보여?”
- ⭕ 효과적인 질문/대화법:
- “아까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 “장난감 때문에 속상했어?”
- “친구한테 ‘내 거야’라고 말하고 싶었어?”
- “다음번에 화가 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5. 어린이집 교사에게 확인해야 할 내용
원에서 사고 상황을 들을 때 단순한 사실 확인을 넘어 발생 빈도와 상처의 정도, 아이가 물기 전후의 맥락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집에서도 정확한 지도가 가능합니다.
- 발생 빈도 및 반복 패턴: 이번이 처음인지, 최근에도 비슷한 행동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특정 시간대나 자유놀이, 등원 직후, 낮잠 전후 등 특정 상황에서 반복되는지도 살펴보면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사고 당시 상황 및 자극: 아이가 어떤 놀이를 하고 있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친구가 장난감을 가져갔는지, 서로 신체적으로 부딪혔는지, 놀이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상처의 정도 및 어린이집의 조치: 상대 아이에게 상처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어린이집에서 어떤 조치를 했는지 안내받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보세요.
- 아이의 신체·심리 상태: 당시 피곤하거나 졸린 상태였는지, 최근 원 생활에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있었는지 살펴보세요.
- 전조 증상 유무: 깨물기 전에 소리를 지르거나 밀치거나 장난감을 빼앗으려는 행동 등이 있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전조 행동을 알게 되면 교사와 부모가 깨물기 행동이 나타나기 전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6. 반복해서 깨무는 경우 살펴볼 부분
만약 깨무는 행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면 다음 요소들을 점검해야 합니다.
- 수면 및 식사 상태: 수면 부족이나 배고픔 때문에 평소보다 예민해지는지 확인해 보세요.
- 가정 내 환경 변화: 이사, 동생 출생, 어린이집 적응 등 최근 아이의 생활에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세요.
- 언어 표현: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답답함을 느끼는 상황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또래와 비교해 언어 표현에 지속적인 어려움이 걱정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특정 상황에서 반복되는지 : 친구와 장난감을 공유할 때, 놀이가 끝날 때, 특정 친구와 놀이할 때 등 일정한 상황에서 반복되는지 관찰해 보세요. 반복되는 상황을 찾으면 미리 아이에게 대체 표현을 연습시킬 수 있습니다.
7. 아이가 친구를 깨물었을 때 부모가 피해야 할 반응
- 아이를 똑같이 깨물어 보기: "너도 아프지? 친구도 이렇게 아파"라며 아이를 깨무는 행동은 '화가 나면 물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 과도한 체벌과 비난: "너 때문에 엄마 못 살겠다", "너 나쁜 아이야" 같은 모욕적인 말은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고 공격성을 더 강화합니다.
- 상황 무시 및 방치: "애들은 싸우면서 자라는 거지"라며 별일 아닌 듯 넘어가는 태도는 행동 교정의 기회를 놓치게 만듭니다.
8. 가정과 어린이집이 함께 지도하는 방법
아이의 행동 교정은 원과 가정이 일관된 메시지를 줄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 지도 방식 공유하기: 집에서 대안으로 가르치는 말(“싫어”, “차례차례”)을 교사에게 알려주어 원에서도 동일한 단어로 지도받을 수 있게 합니다.
- 작은 변화 칭찬하기: 물지 않고 말로 표현했거나 차분하게 대처한 순간이 있다면 가정과 원 양쪽에서 크게 칭찬해 줍니다.
- 교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교사를 원망하거나 부모 스스로 지나친 죄책감에 빠지기보다는 아이를 돕기 위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깨물기 행동이 줄어드는지, 어떤 상황에서 다시 나타나는지 서로 공유하면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현직 보육교사가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친구를 깨물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님들은 죄책감과 부끄러움으로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교사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를 먼저 혼내기보다 왜 그런 행동이 나왔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영유아기의 물기 행동은 많은 경우 언어 표현이나 감정 조절이 아직 발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행동만으로 아이를 공격적인 아이라고 판단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장 아이를 엄하게 혼낸다고 해서 깨물기 행동이 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격한 화보다는 마음은 인정하면서 행동의 한계와 대안을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이번 일을 지나치게 자책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더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으로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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